KIM SUNTAE SOLO EXHIBITION

2019. 04. 04 — 2019. 04. 24

KIM, SUNTAE SOLO EXHIBITION
KIM, SUNTAE
지소갤러리 김선태 개인전

작가 노트

회화의 본질은 색과 형태를 통해 스스로 드러내 보이며, 형상화의 갈망과 소멸의 의지를 동시에 표현한다. 회화는 색의 깊이와 힘, 형태의 소리와 느낌으로 개념을 거부하며 비밀스런 이야기를 드러낸다. 감추어진 육체의 경계와 만나는 사물과의 접촉은 색과 형태에 깊이를 더하여 그 틈새를 열리게 한다. 그 틈새로 흘러내리는 방황과 좌절이 색의 깊음을 더하며 황홀하고 광대하다.

kim suntae 김선태

CRITIQUE

시간의 경과를 뛰어넘는 회화의 의지

김선태 화가를 처음 만난 건 1995년 3월 늦겨울에 내가 파리에서 첫 미술전을 하던 그 무렵이었다. 화가는 프랑스국립미술대학교(École nationale supérieure des Beaux-arts de Paris, France)를 졸업한지 3년이 되었고, 특유의 ‘자기방식’으로 그림작업을 하고 있었다. 낮이고 밤이고 줄곧 캔버스 앞에 앉아서 그림그리기에 몰두하는 식이 아닌, 세상을 몸으로 체화(體化)하겠다는 듯이 마치 바람처럼 여기저기 파리 구석구석과 프랑스 전역을 그는 나다니고 있었다. 일정시간 여행이나 긴 외출이 끝나면 그는 아틀리에 출입문을 걸어 잠그고 몇 며칠간 들어앉아 계속해서 우직하게 그림작업을 하는 식이었다.
어느 날 그의 아틀리에에서 마주친 그의 대형 캔버스에는 그가 세상을 다니면서 겪은 세상이야기들이 겹쳐진 색면(色面)이나 덩어리진 형상으로 붓질이 그대로 드러나는 거친 질감으로 대담하게 펼쳐져 있었다.
이후 17여년 세월이 흘러 간간이 그의 전시를 볼 때마다 그의 화력(畵力)은 치열한 세상의 직관(insight)으로 회화적인 깊이를 더해가고 있었다. 화면의 겹친 색색의 섞임은 양감을 더 풍요하게 하고 과감한 덫칠은 밀도나 채도에서 경계나 구분을 지우면서 통합(統合)으로의 존재감을 표현했다.
특히 그의 회화에는 어두운 긴장감을 유발하기도 하는 색채의 함유(含有)에서 보는 이로 하여금 사색에 빠져들게 하면서 ‘색의 울림’에서 깊은 감동을 이끌어낸다. 화가의 이력이 쌓인 만큼 그가 세계를 응시(凝視)하는 눈도 보다 넓어졌고 그만큼 뚜렷해진 것이다.
언젠가 한번은 그와 얘기 중에 ‘무엇이 예술작품이 될 수 있는가’, 그리고 ‘무엇이 예술을 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라는 물음을 가진 적이 있었다. 그 물음 앞에서 그나 나나 대답은 간단하고 간명했다. ‘살아있고, 보고, 움직이고, 말한다’ 였다. 단 정 직하게 온전하게 말이다.

2012. 9. 김상수 (작가, 연출가)

 

캠퍼스위에 혼합재료

거대한 백색 캔버스 위로 진한 코발트블루와 강렬한 붉은색이 서로 하나의 몸짓으로 뒤범벅되어 장렬하게 뿌려진다. 이 둘은 어느덧 서로 조화가 되어 꿈틀거리며 뒤엉켜 춤을 춘다. 가슴 깊숙이 박혀 있는 격정, 번뇌, 공포의 환영들이 영매의 손끝을 통해 절묘하게 토해진다. 심상의 거울을 통하지 않은 아주 즉발적이고, 야만적이며, 차라리 태초의 근원적인 몸짓으로 다가온다. 형태의 거세에서 오는 격렬함, 끊어질 듯 이어지는 색의 원시성은 우리를 ‘카오스’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김선태의 작품은 ‘혼돈’ 그 자체이다. 생동하는 일 필을 위해 수 없이 반복적인 행위를 하며 자신의 이야기에 천착되어있는 작가 김선태는 부단히 자기 들여다보기를 시도한다. 동시에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되새김질 하듯 작가는 매일의 한 일상처럼 자연스럽게 작품에 임한다. 색의 강렬함에서 전해져 오는 역동성과 내면에 내재된 심상의 분출로 표출된 무형상의 작품들은 작가의 내면에 존재하는 심리적 이데아의 발현이다. 이처럼 미술가가 형태에 얽매이지 않고 무의식의 마인드에서 자유분방하게 표출한 예가 미술사 중 어떠한 시기와 동기에 부합되는지 살펴보기로 하겠다. 추상 표현주의의 오토마티즘(Automatism)은 초현실주의에서 출발하였지만 “이성에 의한 통제가 없는 것”이 아닌 “의식의 조정을 거치는 자발성의 표현 방법” 이라는 새로운 조형의식으로 나타났는데, 로젠버그에 의하면 “캔버스는 표현하는 장(場)이라기보다 오히려 행위 하는 장으로서의 투기 장으로 보이기 시작하였다”고 하여 ‘그림이 아닌 사건’을 화면상에 표출시켰다는 다이내믹한 이론을 내세웠다. 전통적인 스케치나 데생의 개념을 수정하고, 행동으로서의 동일성을 가지며 행위의 회화는 예술과 생활사이의 모든 구별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즉 새로운 회화는 한 마디로 행위의 흔적으로서 작품을 그린다는 행위 자체가 행위의 결과로서 무엇이 그려져 있는가의 문제보다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행위만으로 보고자 한다면 작가의 작품 또한 이와 유사하다 하겠지만 그의 추상적인 형태가 무의식으로 기인한 자기 에고를 표출하는 동기를 부여한다. 의식하지 않은 몸짓이 아닌 의식하는 행위가 무의식의 초 현실에 대한 자아의 에고 이다. 작가는 홍익대학 시절의 동양화과에서 체득된 화론 및 기법과 그 후 프랑스 유학시절의 고독한 시절에 만들어진 예술관을 바탕으로 작업의 모티브를 설정하고 있는 듯하다. 작가는 최종적으로 서구에서 교육을 받았지만 ‘몸’에서 이미 체득된 경험, 대상을 바라보는 태도들이 동양적일 수 밖에 없는 그러한 숙명의 존재론적 입장들이 교차하며 혼합되어 이러한 작품들로 드러날 수 밖에 없지 않았나 생각된다.
고대 인도의 탄트리즘 철학에서 자아를 찾아가는 방법은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이 일차적이며 자기를 버리는 과정이 이차적이라 하고 자기 자신을 초월하는 것이 삼차적 단계라 한다. 이런 관점에 비추어 보았을 때 자기에게 기 학습된 기법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표현한 추상 형태의 일부는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에고’의 해체로서 비롯되어 질 때 비로소 심상의 유희 단계 즉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의 상태에서 마음껏 자신을 표출한 하나의 놀이의 산물이라 할 수 있겠다. 이처럼 심상의 감각으로 일깨워져 발산된 색의 향연들은 무형의 캔버스를 새로운 판타지의 세계로 안내한다. 작가는 ‘기표’ 즉 서양적 재료를 바탕으로 ‘기의’ 즉 동양화의 개념의 결합을 통해 작업을 생성해 나가는데, 이는 작품을 그려나가는 방법 또한 그 자신의 정형화 된 틀을 깨부수고 개체들의 차이를 통해서 회화의 또 다른 언어를 창조하려 하는 작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과거 그의 작업들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현재의 작업들의 단상을 파악 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자신의 심상에 기인하여 무의식적으로 표출한 작업들의 연작을 다시금 새롭게 선보이고자 한다. 우리가 흔히 2세에서 4세 가량 영아들의 그림을 통계적으로 살펴 볼 때, 어느 특정한 사물을 외형적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그 사물이 가지고 있는 색의 대표성을 통해서 즉, 색의 이미지를 통해서 사물을 표현하려고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감성적 성향에서부터 자연 발생 되어지는 인간의 원초적인 감각 표현인 것이다. 색은 자기 자신의 상징성을 표현하는 방식임과 동시에 심상의 느낌을 전달하는 매개체인 것이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서 관객, 아니 자기 자신과의 진정한 소통, 어린 시절의 판타지적 요소를 그려나간다. 그러므로 김선태의 회화적 언어는 형상의 이미지를 넘어선 근원적인 심상의 표현에 그 맥락을 이루고 있다 하겠다. 대부분 현대 작가들은 형상의 이미지에 초점을 맞춰 자신의 정체성을 그 형상들 속에서 발견 하려고 하는 반면 작가는 반대로 형상 성을 배제하고 지워나감으로 서 ‘비움의 미학’을 몸소 실천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내면의 무심의 상태에서 던져놓은 무형의 몸짓에서 우리는 유형의 새로운 이미지를 제공받는다.
그토록 강렬한 색의 움직임을 통해 꿈틀거리는 용암의 활화산을 유추하기도 하고, 때로는 거대한 인간의 모습을 상상하기도 하며, 축축하고 비린내 나는 피의촉감이 느껴지기도 하며, 그리고 피부 아래에서 힘차게 고동치고 있는 심장의 움직임이 그려진다.
이처럼, 타자들의 자유로운 해석, 그것이 비록 오독의 경계에 위치할 지라도, 우리는 그의 작업을 통해서 자유로운 상상의 그림을 그려 본다.

결론적으로 작가가 말하려 하는 ‘카오스’는 막연한 질곡의 혼돈 상태가 아니라, 생물학적으로 복잡하게 얽혀져 있는 우주적 질서에 순응하는, 마치 어린아이의 눈에서 읽혀지는 사물의 총체적 이미지의 구현처럼, 복잡한 세상에서 저 피안의 안식처를 찾아서 순례자의 삶을 선택하는 구도자처럼, 영원한 판타지를 꿈꾸려 하는 또 다른 이데아의 표출인 것이다. 그러므로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끝없는 이데아의 발현과 그 스스로의 거울보기를 통해 진정한 관객인 자신, 아니 또 다른 김선태와의 조우를 기대하고 있는지 모른다.

[출처] ‘심상의 원형적 유희를 찾아서’ 작성자 뱅상
독립 큐레이터 이진영

김선태 (Kim, Suntae) 金善泰

1993 프랑스 파리 국립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1991 프랑스 파리 8대학 조형예술학과 대학원 졸업
1988 프랑스 파리 8대학 조형예술학과 졸업
1983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학과 졸업

개인전

2019 김선태 초대전‘변신’(한벽원미술관, 서울)
2018 김선태 초대전 (갤러리 메르헨, 대전)
2017 김선태 초대전‘구만리’(갤러리 CHOI, 서울)
2016 이동훈 미술상 특별전 (대전시립미술관, 대전)
2014 봄 (성모의마을)
2012 늦은오후 (유나이티드겔러리, 서울)
2011 김선태 초대전 (가보겔러리, 대전)
2009 김선태 개인전 (갤러리 디아트, 대전)
2008 김선태 초대전 (갤러리 세줄, 서울)
2007 allo 김선태 (성갤러리, 대전)
2005 김선태 (BIBI SPACE, 대전)
2004 김선태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미술창작스튜디오)
2002 갤러리 Lantsoght (파리)
2001 경계선 (시립미술관, 서울)
2000 망년회 (문예진흥원미술회관, 서울)
일기장 (퓨전갤러리, 서울)
1999 에스파스 아스날 (파리)
작업장 (종로갤러리, 서울)
1997 갤러리 Lantsoght (파리)
2인전
1995 갤러리 아스날 with COLMENAREZ (파리)

단체전 다수

기타
2016 제주도 국제아트센타 레지던시
2015 이동훈 미술상 특별상
2005 국립고양미술스튜디오, Hub 오픈스튜디오
2004 국립고양미술스튜디오1기 입주작가
전국 창작스튜디오 연합 워크숍)
(국립고양, 창동스튜디오, 부산, 광주, 대전시립미술관)
1997 문예진흥원 1기 입주작가
1991 논문 : 동서양에 나타난 공간개념 비교